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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6일 목회자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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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라는 이유가

 

  중국 한나라의 유방과 초나라의 항우가 전쟁을 할 때였습니다. 유방이 항우의 10만 군사를 포위하고 있었습니다. 유방은 가을 달밤에 자기 군사들로 하여금 퉁소로 구슬픈 초나라의 가락을 불게 하였습니다. 그러자 초나라 군사들은 고향의 구슬픈 가락을 듣고 향수병에 걸려 뿔뿔이 흩어져 고향으로 돌아가 버렸습니다. 퉁소 가락으로 유방은 대승을 거두게 된 것입니다. 이것이 가을인가 봅니다. 도시의 일상 속에서 가을 정서나 문화를 만나는 게 쉽지는 않지만 그래도 가을은 우리 곁에 찾아 왔습니다. 아무리 에어컨 바람이 시원하다 해도 가을바람 앞에서는 꼬리를 내립니다. 더위에 지쳐 있었던 옷맵시도 단정하게 맵시를 뽐냅니다. 사람들의 표정과 발걸음에도 한결 여유가 있어 보입니다.


  가을의 정서를 만끽하기 위해서 어떤 사람들은 시집을 손에 듭니다. 시 한편 손에 들고 가을 나무 아래 앉아 있던 추억이 더욱 깊은 가을로 빠져들게 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나들이를 떠납니다. 꽉 막힌 빌딩 숲에서 형형색색의 단풍과 경치, 드높은 가을 하늘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를 날려 보내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먹는 것으로 가을을 만끽하기도 합니다. 먹는 게 최고라 합니다.

  그래도 가을은 독백이 있어 더욱 아름답습니다. 집 안에 작은 소품에서부터 길 가의 꽃 하나, 낙엽 하나, 심지어 벽보 하나하나까지 대화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는 감상적 휴머니스트가 되는 것이 가을다움 인 듯 합니다. 누가 보면 ‘미친 사람’ 이라고 할지 모르지만 그래도 봄, 여름, 겨울보다는 덜하고, 어느 정도 서로 공감해 주는 것이 가을 정서의 공감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러나 가을이 진정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은 이 가을을 만드신 하나님 때문입니다. 가을 정서를 통해 하나님의 섬세하심을 음미하는 것이 얼마나 행복하고 감사한지! 여름 내내 싫증났던 더위를 잊게 하시기 위해 서늘한 바람을 주신 하나님! 바람만 주시는 것이 아니라 형형색색의 단풍과 오곡백과의 풍성함을 주시는 하나님! 그것을 바라보며 기뻐하고 만족해하는 자들의 마음을 공감하고, 온통 노랗게 채색 되어 거리를 물들이는 하나님의 솜씨를 바라보며, 하나님의 섬세하심에 취해 ‘주님!’하고 혼자 불러 보아도 이상하게 쳐다보지 않는 가을! 이런 가을을 내게 주신 하나님이 있어 나는 가을이 좋습니다.

  가을 이라는 이유로 괜히 한 숨 지고, 외로워하는 계절이 아니라 하나님의 섬세함과 풍성함을 마음껏 누리며 감사와 기쁨과 여유와 활력이 넘치는 계절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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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월 6일 목회자 칼럼
  • 2009-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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