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광교회

예배와말씀

미래가 보이는 서광교회

 > 예배와말씀 > 목사님칼럼

목사님칼럼

 

10월 4일 목회자 칼럼

  • 관리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하는 추석을 어제 보냈습니다. 모두들 고향은 잘 다녀오셨고 명절은 잘 쉬셨는지 궁금합니다. 예부터 ‘한가위’는 ‘크다’라는 뜻의 ‘한’과 ‘가운데’ 라는 뜻의 ‘가위’를 합쳐서 일년 중 가장 크고 풍요로운 명절로 지켜오고 있습니다. ‘설에는 옷을 얻어 입고 한가위에는 먹을 것을 얻어먹는다.’라는 우리나라의 옛 속담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한가위는 1년 동안의 수고를 거두는 곡식과 과일이 풍성한 때입니다.


이런 명절에 음식과 놀이는 풍요로운 분위기를 한층 고취시킵니다. 한가위의 대표적인 절식으로는 송편을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가정에서 온 식구가 둘러앉아 정담을 나누며 송편을 빚는 정경은 풍요의 행복을 느끼기에 더할 나위 없었습니다. 송편을 잘 만들어야 예쁜 아기를 낳는다는 말에 서로 은근히 솜씨 경쟁을 벌이기도 했으며, 송편을 예쁘게 만들면 배우자가 예쁘고, 볼품없이 빚으면 신랑신부 될 사람의 얼굴도 볼품이 없다는 말도 서로에게 넉넉한 웃음을 주는 농담이었습니다. 한가위 절식이 송편이라면 놀이로는 강강수월래를 들 수 있습니다. ‘달 떠 온다 달 떠 온다 우리 동네에 달 떠 온다.’ 하는 선소리꾼의 소리에 ‘강강수월래’ 라는 후렴으로 화답하면서 손에 손을 잡고 마당을 빙글빙글 도는 놀이입니다. 선소리꾼의 선소리는 꼭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선소리꾼의 입담에 따라 웃음바다가 되기도 합니다. 한바탕 흥겹게 뛰고 나면 흥건히 땀이 흐르고, 가쁜 숨을 몰아쉬며 휴식을 취합니다. 이 때 각자가 가져 온 추석 음식을 나누면서 배불리 먹고 마시며, 웃음이 그치지 않았습니다. 농사 일로 지친 몸과 마음의 스트레스를 풀기에 안성맞춤이었습니다.


이렇듯 한가위는 모든 사람들에게 풍요와 넉넉함을 나누는 기쁨의 날이고 긍정의 날입니다. 그러나 오늘날 이런 명절의 모습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어떤 분들은 명절 때만 되면 고향에 내려가는 게 고생이고, 막상 내려가도 이런 저런 스트레스에 골치만 아프다고 합니다. 주부들은 음식 장만과 설거지에 명절이 시작되기도 전부터 스트레스에 쌓입니다. 젊은이들은 결혼, 취업에 관한 질문들에, 아버지들은 부모님 용돈과 아이들 세뱃돈에 염려가 많습니다. 명절에 가족들이 모여 봐야 딱히 할 만한 것이 하루 종일 TV 시청, 끼리끼리 어울리고 편애하는 것들도 다반사 입니다.

그래도 옛날에는 1년 중 다른 날도 아니고 명절만큼은 넉넉함과 풍요로움 때문에 봉사하는 것도 기뻤습니다. 어른들은 넉넉한 마음과 웃음으로 먼저 사과하기 앞서고, 먼저 덕담하기 앞서고, 그렇게 서로 1년간 노고를 위로했습니다. 톨스토이는 “모든 행복한 가족들은 서로 서로 닮은 데가 많다. 그러나 모든 불행한 가족은 자신의 독특한 방법으로 불행하다”라고 말했습니다. 오늘날 부모와 자녀간의 세대 차이와 삶의 방식 등이 달라 서로 닮은 것보다 독특한 면이 더 많은데서 오는 모습들일 텐데요. 명절의 고유한 정신이 더욱 필요한 때가 요즘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또한 이러한 일을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회복시켜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그 누구보다도 넉넉하고 풍요로운 자들이기 때문입니다. 명절이 아닌 날도 그리하여야 하겠지만, 우리는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의 풍성함을 알기에 특별히 명절에 더욱 책임있는 행동을 하여야 하겠습니다. 축복의 말을 하고, 섬기고 위로하고 사랑하기에, 그리고 주위 사람들과 나누기에 열심을 내야 하겠습니다. 명절의 고유한 정신을 따라, 그리고 그리스도의 뜻을 따라 온 가족이 하나 되고, 온 이웃이 하나 되는 것, 참으로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이런 정신이 더욱 절실히 요청되는 이 때에 조상 탓, 우상의 탓으로 제사하는 명절이 아니라 진정한 복의 근원 되시는 하나님을 전하는 기회로 살려야 하겠습니다.


이번 추석에 우리 교회는 미래목회포럼에서 전개한 “농·어촌 고향교회, 개척교회 방문하고 격려하기” 캠페인에 동참하였습니다. 그동안 우리 교회들이 ‘개교회주의에 너무 빠져있었지 않았는가?’ 돌아보는 귀한 기회였습니다. 하나님 나라를 위한 귀한 동역자이고 한 가족, 한 지체임을 가르쳤지만 막상 명절에 이런 나눔의 격려를 그동안 왜 하지 못하였는가 하는 아쉬움을 많이 느꼈습니다. 앞으로 명절이나 휴가철에만 하는 캠페인을 넘어 항상 하나님 나라의 선교적 관계 안에서 선하고 넉넉한 나눔이 풍성하여 지기를 기대합니다. 한국교회의 하나 됨과 새로운 부흥의 좋은 기회가 될 줄로 믿습니다.




  • 번호
  • 제목
  • 등록일
  • 작성자
  • 1
  •  10월 4일 목회자 칼럼
  • 2009-10-03
  • 관리자

게시글 확인

비밀번호를 입력해 주십시오.

게시글 삭제

비밀번호를 입력해 주십시오.

게시글 수정

비밀번호를 입력해 주십시오.